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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컴퓨터를 구입하며 많은 불합리와 속임수를 만나야 한다. 그 불합리에 대해서 인식하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만약 지금까지 이 사실을 몰랐다면 이 글을 읽으며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삭힐 수 없을 것이다. 알고도 속아야만 했던 슬픈 소비자들의 현실을 조명해 본다.

주의 : 댓글을 읽고 덧붙힙니다. 진지한 내용이 아니라 초보자의 눈에서 평소 불합리하다고 생각한 것에 대한 가벼운 소재의 글입니다. 용산의 사기행각을 밝힌 글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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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운영체제 강매

컴퓨터나 노트북을 구입할 때 많은 부품들을 고를 수 있다. 그.러.나. 놀랍게도 운영체제를 고를 수는 없다. 리눅스나 OS X같은 마이크로 소프트가 아닌 운영체제는 말도 꺼낼 수 없고, MS 운영체제 역시 넷북이 아니라면 무조건 윈도 XP 또는 비스타를 강매 당해야 한다. 운영체제를 몰래 카피해서 쓸지 모르기 때문에 이런 강제조항을 만든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용자가 윈도 비스타에 불편을 느끼고 있고, 돈을 똑같이 내더라도 윈도 XP를 쓰고 싶다는 소원을 말해도 소용 없다. 더 문제는 소비자가 개인적으로 윈도 XP로 다운 그레이드 했다하더라도 쓰지 않는 윈도 비스타는 환불해 주지 않는다! 불편함을 강요해 놓고, 또 다른 운영체제를 소비자가 직접 구입해 쓰도록 강요하는 것이다. 게다가 MS는 올해 말부터는 윈도 7을 강매 시킬 것이라고 당당히 말하고 있다. 뻔뻔함이 끝이 없다.


2. 스토리지 용량 부정확 표기

160GB의 하드디스크가 있다고 해서 구입한 컴퓨터. 실제로 표시되는 용량은 149GB 뿐....도대체 11GB는 어디로 갔단 말인가? 혹자는 그런다. 제조사는 용량을 편의상 10진법으로 표시하고, 컴퓨터는 2진수로 인식하기 때문에 생기는 차이라고....하지만 우리 소비자가 언제부터 그렇게 제조사의 입장을 공부까지 해가면서 이해해야 하는가? 160GB라고 구입한 하드디스크는 160GB라고 표시되어야 한다. 500g짜리 과자를 샀는데 과자봉지가 2진수로 인식해서 실제 내용물의 무게는 465g입니다...라고 지껄이는 과자가 있다면 "허허허. 그렇군요. 2진수란 참...."이라고 웃으며 받아들여야 하나? 심지어 하드디스크 뿐만 아니라 메모리마저도 이런 부정확 표기는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


3. 소비자를 기만하는 배터리 시간

노트북을 구입했는데 배터리 시간이 6시간 간다고 써 있다고 해서 정말 6시간동안 갈까? 당연히 아니다. 실제 6시간을 구동하려면 아무 프로그램도 켜놓지 않고 모니터 밝기를 최하로 한 채 멍하니 모니터만 쳐다봐야 한다. 우리가 노트북을 구입한 이유가 배경화면 감상하려고 한 것이 아니지 않은가? 자동차가 연비를 표시할 때 "휘발유 1리터로 5시간 동안 시동을 켜놓을 수 있습니다."라고 써놓는 황당한 경우와 무엇이 다른가? 자동차는 1리터로 얼마를 달릴 수 있는지 표시해야 하고, 노트북 역시 얼마만큼 작업이 가능한지 적어둬야 한다. 예를 들어 "마이클 베이의 영화는 4시간 볼 수 있고, 김기덕 영화는 4시간 30분을 볼 수 있습니다." 식으로 실제 느낄 수 있게 써놔야 한다.


4. 사용자 의사와는 상관없는 정보 보관 및 유출

우리는 피치 못할 이유로 인해 (주로 야간에) 부도덕한 자료를 잠깐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용 후에 지워버려도 그 흔적은 고스란히 남는다. 심지어 포맷을 해도 복구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사용자가 포맷을 하거나 휴지통에서 완전히 삭제한다는 것은 다시는 그 파일이 보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실수로 삭제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사용자의 의사를 존중해 줘야 한다. 특히 개인 정보나 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파일이 들어 있을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적어도 동영상만이라도 영원히 삭제되는 옵션이 필요하다. 오래전 하드디스크 복원한 파일들을 돌려주며 쓴웃음을 짓던 복구 업체 직원의 표정이 영원히 잊혀지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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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오르가슴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꽃미남 컬럼니스트 김정철입니다. 플레이PC의 오덕지수를 낮추기 위해 영입한 감성지수 만빵의 컬럼니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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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업계를 보면 심각한 상상력의 부재로 인해 도무지 발전의 속도가 더디다. 사실 부품만 바뀌었을 뿐, 10년전이나 20년전이나 컴퓨터 판매방식은 동일하고, 활용도 역시 큰 차이가 없다. 대부분의 PC 제조사는 아무런 혁신은 생각하지도 않고, 인텔이 미련하게 무어의 법칙을 지키는 것을 바라보다가 부품을 업그레이드하고, 애플이 색다른 컴퓨터를 만들기를 기다렸다가 하이에나처럼 비슷한 컴퓨터를 만드는 패턴을 반복할 뿐이다. 최근 유행하는 넷북도 이미 5년전에는 나왔어야 옳다. MIT의 네그로폰테 박사가 개발 도상국 어린아이를 위해 개발했던 OLPC 덕분에 겨우 모티브를 얻어 탄생한 것이 넷북이다. 이 넷북으로 인해 에이서(Acer)는 세계 2위의 제조사로 올라섰고, 아수스는 세계 넷북 트랜드를 좌지우지하는 선도자가 되었다.  그냥 저렴한 부품으로 저렴하게 만들었을 뿐인데 노트북 시장 20%를 장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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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보는 아이들을 위한 PC라는 의미의 '키즈컴'을 만들어서 2천대를 팔았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하필 왜 키즈컴인가?  어차피 애들은 어느 시기가 되면 순식간에 컴퓨터를 배우고 초등학교에 들어갈 정도가 되면 사이트 운영을 시작할 정도이다. 요즘 세상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들을 컴퓨터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이지, 다가가게 하는게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아이들 보호기능이 있다고는 하지만 아이들이 홀로 남으면 키즈컴을 켤 것 같은가? 아니면 아빠의 컴퓨터를 켤 것 같은가? 키즈컴은 아톰 프로세서를 사용하고 100만원을 받으려는 수단으로는 좋은 방법이지만 보다 큰 시장을 만드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컴퓨터를 사주는 것보다 차라리 조금이라도 나가서 놀게 하는 것이 장래에 훨씬 더 좋다. 먼 훗날, 일요일 오후에 글이나 쓰고 있는 서른 여섯의 컴퓨터 오덕후로 만들고 싶은가??

발상을 조금만 바꿔서 부모님들을 위한 PC를 생각해 보자. 거동이 불편하신 그들에게는 컴퓨터가 훨씬 더 필요하고, 여가생활의 부족한 부분을 매꾸기에도 훌륭한 수단이다. 누군가와 만남을 갖기도 쉬울 것이며 자신의 소박한 인생을 웹상에 정리하기도 좋다. 블로그나 카페 활동을 하면서 새삶을 찾아다고 기뻐하시는 어르신들이 얼마나 많은가? 게다가 그분들은 성인 사이트를 가는지 감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성인사이트를 가면 기뻐해야 옳다. 또 하나 흥미로운 조사가 있다. 비씨 카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 상반기 60대 남성이 온라인 쇼핑에 이용한 금액은 25만3208원으로 가장 많다고 한다. 즉, 잘 지르시는 것이다. 피싱사이트에 낚이지만 않도록 잘 지도한다면 인터넷 택배의 오르가슴을 수도 없이 느낄 수 있으실 것이다. 사실 이보다 더 훌륭한 효도가 어디 있겠는가? 유산은 조금씩 줄어들겠지만...

그렇다면 효도 PC(가칭)를 만들기 위해 문제가 되는 것은 무엇일까? 가격? 사양이 높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아톰 프로세서를 사용하고 20인치 이하의 모니터면 충분할 것이다. 굳이 인텔 코어 i7과 512MB의 그래픽, 1TB의 하드디스크, 7.1ch의 오디오는 필요없을 것이다. 일체형 PC에 큼지막한 키보드, 튼실한 마우스 정도면 충분하다. 그러니 가격도 50만원대 이하면 충분할 것이다.  사실 키즈컴은 100만원이라도 팔리지만 효도컴은 50만원 이하로 가야 한다. 교육이라면 물불 안가리지만 부모님께 사드릴 것은 웬지 아까워할 자식들이 많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문제가 하나 더 있다. 바탕화면에 깔 신성일씨 사진을 구하기 힘들다는게 아니다. 아직 우리 부모님들 중에는 컴퓨터에 익숙하지 못하신 분들이 많이 계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새로운 운영체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윈도 XP와 OS X는 훌륭한 운영체제이지만 눈이 침침한 어른들이 배우기에는 그다지 좋은 운영체제가 아니다. 그리고 은퇴하신 부모님들에게 파워포인트나 엑셀은 그다지 유용한 프로그램이 아니다. 그저 괜찮은 인터넷 브라우저와 무비 플레이어, 음악 플레이어, 문서 뷰어 정도면 충분하다. 그렇다면 완전히 새롭고 완벽한 운영체제를 만들기 위해 고민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편협한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일반 PMP와 비슷한 운영체제면 큰 불편이 없을 것이다. 큰 전원 버튼과 몇 개의 큰 아이콘, 그리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만 잘 가져온다면 그분들이 이용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게다가 더블 클릭을 가르치기 위해 하루를 소비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겪지 않아도 된다. 정리해 보자. 50만원 이하의 가격, PMP처럼 손쉬운 인터페이스, 그리고 몇 가지 옵션만 추가한다면 최고의 효도가 가능하다. 단, 당신이 어린 시절 학대를 받았다면 윈도 비스타 컴퓨터를 사드리도록 하자. 이 정도 복수라면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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